문화에 맞춰 발표를 조정해라 : Tailor Presentation to Fit the Culture by 황순삼

HBR 블로그에 실린 "Tailor Presentation to Fit the Culture" (2014/10/29)글에서 청중들의 문화와 자신의 발표 논리 전개가 달라서 생겼던 경험담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Erin Meyer는 14년 전 시카고에서 파리에 가서 교육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설득적인 강의 자료와 요점, 예상 질문 등을 꼼꼼히 챙기고  강의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동안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핵심을 먼저 제시하고 전략과 실제 사례로 이어지는 프리젠테이션을 수행하는데 청중들의 반응이 이상했습니다. 그리고 첫번째 질문이 들어옵니다. 

어떻게 그런 결론이 나올 수 있죠? 당신은 우리에게 툴과 추천하는 방식들을 얘기해 주었지만 저는 당신이 어떻게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에 대해 충분히 듣지 못했습니다. 몇 명에게나 설문을 한 것인가요? 어떤 질문들을 했나요? 당신의 데이타를 분석하는데 어떤 방법론이 사용되었고, 어떻게 그런 결론에 이끌게 되었는지 설명해주세요? 

저자는 도도하고 자신의 평판에 도전하는듯한 질문에 당황합니다. 실용적 내용과 실질적이고 흥미있던 교재였고, 이론적이고 상세한 분석방법을 설명하면 강연이 지루해질까봐 사용된 방법론은 탄탄하며 세심한 연구조사 방법이 사용되었다. 자세한 것은 쉬는 시간에  토론을 하면 좋겠다고 응답하고 강의를 진행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더욱 악화되기 시작합니다..... 

연역적 사고 문화 vs. 귀납적 사고 문화  

저자는 Principles-first reasoning (Deductive reasoning, 연역 추론)에 부딕쳤던 것입니다. 연역 추론은 보편적 원칙이나 이론으로부터 새로운 결론을 유도하는 사고방식입니다. 프랑스, 스페인, 독일, 러시아와 같은 유럽국민들은 연역적 사고에 익숙합니다. 명제간의 논리적 타당성을 따지는데 삼단논법으로 잘 알려진 방법입니다. 이들이 행동하기 위해서는 제안이나 요구에 앞서 왜(WHY)를 이해시켜야 합니다. 반면 미국인이던 저자는 Application-first reasoning (Inductive reasoning, 귀납 추론) 귀납적 사고에 익숙합니다. 경험적 사실로부터 가설과 원리를 추론해 내기 때문에 왜(WHY)보다는 어떻게(HOW)에 초점을 둡니다. 

저자는 미국에 살던 독일인 Jens Hupert는 자신과는 반대의 경험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인터뷰에서 독일에서 익숙했던 방식대로 결론의 토대를 이루는 지표와 데이타, 방법론, 주장을 하나씩 설명하는데, 듣고 있던 보스가 그에게 다음부터는 핵심 결론부터 먼저 얘기하라고 아니면 중요하지 않은 것에 초점을 잃게 된다고 조언합니다. 그러나 Jens Hupert 변수를 정의하지 않고는 결론에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연역 혹은 귀납 추론을 다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교육 환경에서 어떤 사고 방식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됩니다. 대표적인 귀납주의적 학자였던 프랜시스 베이컨은 영국의 고전경험론의 창시자로 르네상스 이후 자연철학과 과학적 방법을 이끌며 확률이론의 발전을 가져옵니다. 반면 3단 논법으로 대변되는 연역 추론은 그리스의 소크라테스에서 데카르트의 수학적 연역법을 거쳐 헤겔에 이르는 변증법 사고에 도달하고 이론철학과 종교적 교리를 발전시켰습니다. 

발표방식을 어떻게 조정할까? 

연역적 사고에 익숙한 사람에게 발표할때는 결론이나 사례를 내놓기 전에 주장에 담긴 개념을 설명하고 타당성을 제시합니다. 이 부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진행하며, 배경과 원칙에 대한 설명과 토론을 충분하게 가져야 하므로 발표 시간을 좀더 넉넉하게 갖도록 하고 어떻게보다 왜에 대하여 설명을 합니다. 

귀납적 사고에 익숙한 청중들에게는 요점을 먼저 전달합니다. 구체적 사례와 도구를 제시하고 주장에 담긴 개념이나 이론들을 설명하는데는 시간을 적게 둡니다. 실제 사례를 제시하고 다른 곳에서 어떻게 적용되었는가를 설명하고 왜보다는 어떻게를 강조합니다. 

대체로 한국사람은 결론을 뒤에 두는 연역적 사고에 익숙하다고 생각되지만 집단과, 상황 그리고 개인성향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령 학회에서 발표를 한다면 연역적 전개가 적합합니다.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지표와 데이타, 방법론 등이 근거로 충분하게 설명되어야 합니다. 반면 회사에서 윗사람에게 보고할 때는 귀납적 전개를 해야 합니다. 중요한 요점을 먼저 제시하고 구체적 방법과 사례가 설명되어야 합니다. 동양 고전을 살펴보면, 연역적 사유가 많았으나 현대적 교육을 통해 미국적 사고가 보편적으로 받아지면서 귀납적으로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 선호되고 있습니다. 결론을 먼저 제시하고 이유와 사례를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잘 알려진 방법으로 PREP 논리구조가 있습니다. 


어떻게(How)는 실무자급 레벨에서, 왜(Why)는 경영진이나 고객을 대상으로 설득할 때 중요합니다. 사이먼시넥은 골든서클(Golden-circle)을 통해 위대한 리더들의 연설은 Why->How->What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사람들을 설득하여 행동으로 이끌어내는데 논리보다 감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왜"라는 감정영역에서 부터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죠. 그러다고 골든서클 방식으로 연설을 하면 다 잘되는게 아닙니다. 청중의 관심과 상황, 수준, 성향 등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성격 유형을 테스트하는 방법중에 MBTI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4개의 축으로 총 16가지의 성격유형이 나오게 됩니다. 네개의 축은 에너지를 어떻게 얻는지, 정보를 어떻게 습득하는지, 판단을 어떻게 내리는지, 행동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선호도로 결정되고, 이를 통해 4개의 글자로 성향을 판단하게 됩니다. 


가령, 큰 그림을 선호하는 직관형(N)과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실을 중요하게 여기는 감각형(S)은 전혀 다른 발표스타일을 선호합니다. 직관형이라면 큰 틀을 먼저 제시하고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연역적 방식을 선호하고 감각형은 구체적인 사례와 데이타를 충분하게 제시하는 귀납적 방식을 좋아합니다. 

감정과 가치가 중요한 감정형(F)형에게는 Why가 중요하고 논리가 중요한 사고형(T)는 How가 타당해야 합니다. 결정을 내리기 좋아하는 판단형(J)는 결론부터 명확하게 제시하는 귀납적 방법에 매력을 느끼고, 여러 옵션을 열어두고 정보를 받아들이려고 하는 인식형(P)는 하나씩 근거를 풀어나가며 토론도 하는 연역적 방법이 좋습니다. 

청중에 따라 발표나 강연방식이 맞춰져야 합니다. 청중을 한 국가의 문화로 묶는 것보다 청중의 관심과 상황, 수준, 성향까지섬세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습니다. 한가지 더 추가한다면, 연역이나 귀납적 추론이라는 형식도 중요하지만 청중들과 공감될 수 있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더욱 매력을 발휘하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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