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by 황순삼

구입한지 만4년이 지난 아이폰 3G 모델을 WiFi로 접속해서 여전히 잘 사용하고 있다. 작은 스크린에 낮은 하드웨어 스펙에도 불구하고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좋은 디자인의 요인을 갖고 있는 탓일 것이다. 독일의 대표적인 산업디자이너로써 명성을 날렸던 디터 람스 (Dieter Rams)는 좋은 디자인의 10개의 원칙을 제시하였다.


디터 람스의 <좋은 디자인 10개의 원칙>

  1. Good design is innovative. (좋은 디자인은 혁신적이다.)
  2. Good design makes a product useful.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유용하게 한다.)
  3. Good design is aesthetic. (좋은 디자인은 심미적이다.)
  4. Good design makes a product understandable. (좋은 디자인은 제품을 이해를 돕는다.)
  5. Good design is unobtrusive. (좋은 디자인은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6. Good design is honest. (좋은 디자인은 정직하다.)
  7. Good design is long-lasting. (좋은 디자인은 오래 지속되어야 한다.)
  8. Good design is thorough down to the last detail. (좋은 디자인은 마지막 디테일까지 일관적이다.) 
  9. Good design is environmentally friendly. (좋은 디자인은 환경 친화적이다.)
  10. Good design is as little design as possible. (좋은 디자인은 가능한 최소의 디자인이다.)


애플의 수석디자이너였던 조난단 아이브가 애플의 디자인은 디터 람스의 디자인을 참조한다고 밝혔듯이 아이폰에는 좋은 디자인의 원칙들을 찾아볼  수 있다. 디터 람스는 1955년부터 1997년까지 독일의 유명했던 제조기업인 브라운의 수석디자인로 근무하였다. 브라운은 1984년 질레트의 자회로 합병되고 다시 2005년에는 질레트가 프록터 & 갬블에 매각되었다. 디자인 지향적인 브라운이 마케팅 중심 기업인 프록터 & 갬블을 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디터 람스도 디자인과 마케팅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하여 밝힌 적이 있다. 

"신제품은 생산 시설만 보더라도 높은 투자 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이 비용은 될 수 있는 한 빨리 회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케팅적인 책임이 제품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어떤 제품을 생산할 것인가? 신제품은 어느 정도 혁신적일 수 있는가? 이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사하는 마케팅을 통해 결정됩니다. 저는 이것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방식을 통해서는 늘 중급 제품만 나오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왜 전 세계적으로 디자인을 진지하게 여기는 기업이 정말로 적은가’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소비자들은 항상 더 많은 것을 필요로 합니다. 디자이너가 가야 할 길을 스스로 알지 못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른 이에게 묻는다면, 결국 그것으로부터 최대한 평균적인 것만을 얻게 될 겁니다. 최대한으로 말입니다. 이 점이 제가 마케팅을 비판하는 이유입니다. 디자이너가 해야 할 일을 누군가 다른 사람, 즉 대중이 하도록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  - 미스터 브라운, 그가 왔다. 월간 <디자인> 기사 중에서
 

그는 현대의 소비자들이 항상 더 많은 것을 필요로하고 무분별한 욕망으로 소비과 사용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소비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듯이 물건을 사고 버리는 소비 형태로 인해 불필요한 물건이 주변에 넘쳐나고 쓰레기로 버려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소비 패턴은 대기업들이 소비와 욕망을 부추기는 엄청난 광고를 통하여 촉진되는데, 프록터 & 갬블도 미국에서 가장 많은 광고비를 쓰고 있는 기업으로 2007년 기준으로 26억 달러(약 2조8천억원)에 달하는 광고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도 2012년 광고비용으로 2조8천억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뉴스 2014.01.27)


마케팅 중심 기업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여 빠르게 제품을 생산하고 엄청난 광고를 통하여 소비를 촉진시킴으로써 시장점유율을 늘려 시장을 평정해 나간다. 이러한 마케팅 중심 기업의 득세는 디자인 지향적 기업들의 몰락으로 이어져 좋은 디자인 제품을 보기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애플과 같은 디자인 지향적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은 얼리어탑터와 매니아를 넘어서지 못하는 시장의 한계에 있다. 대중들이 좋은 디자인을 인식하기 전에 시장은 마케팅 중심 기업들이 쏟아붓는 광고로 점령을 당한다. 혁신적 디자인 제품을 내놓는 스타트업도 초기 수천명의 열광적인 사용자들 뒤에 수십만명의 소비자들을 얻는 캐즘을 뛰어넘는 것이 어렵다. 


요즘 혁신과 디자인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 마케팅이다. 시장이 마케팅 중심적 기업에게 지배당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의 손해이다. 제품의 질에 투자하기 보다는 광고에 소비하는 비용은 소비자가 지불해야 한다. 고만고만한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기존 제품의 가치는 급락하고 폐기처분되도록 유도된다. 좋은 디자인이 오랫동안 사용해도 가치와 유용성이 보존되는 것과는 상반되는 현상이다. 


애플의 아이폰이 나오기 전까지 휴대폰 시장에서 사용자는 한마디로 봉에 불과했다. 다행히 SNS 확산과 소비자 의식 수준의 향상 등으로 디자인 지향적 기업들이 시장을 넓혀가는데 힘이 되고 있다. 혁신과 디자인을 무기로 시장을 파고드는 스타트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보다는 디지인 지향적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 지향적 기업들이 보다 많아지고 좋은 디자인 제품들이 늘어나는 것이 시장을 혁신시키고 소비자에게도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덧글

  • 미범 2014/03/24 09:15 # 삭제 답글

    진짜 아이폰은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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