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CT 생태계에 대한 사용자 인식과 글로벌 시장 진출 by 황순삼

작년 연말 서울에서 열린 플랫폼 세미나 참석자와 국내 ICT 실무자를 대상으로 플랫폼 생태계 관련 설문조사를 수행한 적이 있다. 총 103부의 설문결과를 얻었으며 설문대상의 인적사항은 다음과 같다. 
 
설문대상자 인적사항 

설문내용은 크게 플랫폼  기반생태계의 성공요인과 이슈, 국내 ICT 정책에 관한 내용이다.  아래는 설문결과 중에서 플랫폼 기반 ICT 생태계의 성공요인과 국내 ICT 생태계가 조성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일부분이다. 각 설문항목 중에서 상위 3개 응답 내용만 정리하였다.  
설문조사 결과(일부)

ICT 시장에서의 플랫폼 성공요인으로 비지니스 모델, 사용자 및 공급자 수, 시장규모 순으로 많았고, 국내에서 ICT 생태계가 조정되지 못하는 이유로 작은 시장 규모, 벤처 비활성화, 창의/개방문화 부재가 제시되었다. 설문 응답을 보면, 모두가 기술적 요인이 아닌 비지니스적 요인들이고 특히 시장과 관련된 지적이 많았다.  


국내 ICT 생태계의 가장 큰 문제는 시장규모 

"Ecosystem 101 : 차세대 실리콘밸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6가지"에서 첫번째 항목이 바로 시장규모이다. 여기서는 GDP를 시장기준으로 삼았는데, 한국과 싱가폴을 1로 놓으면 일본과 중국이 2배 그리고 미국이 4배정도가 된다. 얼마전 한국은행이 발행한 "ICT 경기의 주요특징과 국내 경기변동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ICT 산업이 국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기준으로 11.8%이다. 이중에서 하드웨어가 대락 70%를 차지하고, 통신서비스가 20%, SW 및 IT 서비스가 10 % 정도가 된다. 이를 놓고 보면, 국내 SW와 IT 서비스 시장 규모는 선진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매우 작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삼성, LG 등 대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지속적인 해외시장 개척으로 국내의 모바일 및 전자 하드웨어 산업은 수출경쟁력을 갖추었다. 문제는 SW와 IT 서비스 영역이다. 시장 규모가 너무 작으니, 해외진출을 해야겠는데 그게 매우 어렵다라는 점이다. 싸이월드, NHN, 다음 등 국내 대표적 IT 서비스 기업들이 모두 해외진출을 시도했는데 모두 쓴맛만 봤다. 다만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일은 해외 기업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도 국내시장에서는 맥을 못추었다. 야후,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시장을 석권한 서비스들이 국내시장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였다.  


글로벌 사용자의 변화 

폐쇄된 중국을 제외한다면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을 거의 점령했지만 유독 한국시장에서는 어려움이 컸다. 한국시장은 시장규모는 작고 규제는 많고 사용자는 까다롭다. 구글이 한국 사용자만을 위해 검색 첫화면을 따로 만들어 제공했을 정도이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국내시장에서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PC에서 네이버와 싸이월드만 쓰던 사용자들이 모바일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으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특별히 국내시장을 맞춘 결과라기 보다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국내 사용자들의 입맛이 변해간 덕분이다. 

국내 IT 서비스 중에서 게임을 제외하고는 해외시장에서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 실패 원인으로 문화적 차이가 주로 언급된다. 문화적 배경이 달라 한국적인 것이 해외 사용자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몇 해전부터 한국드라마와 아이돌 가수를 중심으로 한류가 유행하더니 작년에는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대박을 터트렸다. 강남스타일은 애시당초 해외 수출용으로 만든 콘텐츠가 아니다. 가수마저도 잘 생긴 아이돌도 아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소위 창의적 2류 콘텐츠, 그리고 SNS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한류를 통해 한국문화를 조금씩 접했던 글로벌 사용자들이 강남스타일을 기꺼이 수용한 결과이다. 모바일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접하며 국내 사용자의 입맛이 변해가듯, 해외 사용자들도 다국적 문화를 접하며 그들의 취양도 변해가는 모양이다.     

글로벌 ICT 시장을 목표로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생기며 실리콘밸리로 진출하려는 국내 ICT 벤쳐들도 늘어가는 추세이다. 처음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기회가 풍부한 미국시장에서 시작하려는 경우이다. K Cube의 대표이사인 임지훈님은 실리콘밸리로부터의 쓴소리라는 포스팅에서 자국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하기는 더욱 어렵다라는 지적을 하였다. 

역사적으로 한국/일본의 인터넷 기업이 미국 본토에 와서 성공을 한 것이 있던가? 앞으로도 안될 것이라고 하긴 힘들지만, 과거에 안된 것에도 분명히 이유가 있다. 너무 쉽게 보지 마라.

시장은 계속 변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과거에 안되었다고 지금도 안된다는 법은 없다. 다만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니 그렇게 만만하게 보지 말라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국내시장에서의 성공만을 목표로 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시장이 작아 성장에 제약이 생긴다. 단순하고 편리하며, 오픈된 서비스는 글로벌하게 사용자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글로벌 사용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플랫폼에 서비스를 얹어 충분한 사용자를 획득한 뒤에 플랫폼화하거나 (ex 징가 ), 글로벌 플랫폼이 커버할 수 없는 특정 영역으로 특화하는 소위 버티컬 플랫폼(ex 핀터레스트) 전략 등 다양한 플랫폼 전략이 성공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향후에는 ICT 서비스를 국내, 해외 시장으로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 사용자도, 문화도, 시장도 인터넷을 통하여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서로가 닮아가는 동질화 경향이 커질 것이다. 더이상 국내시장만 바라보지 말자. 글로벌시장이 열리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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