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트 이블 : 레드퀸 효과 by 황순삼

얼마전 개봉한 레지던트 이블5 : 최후의 심판 (Resident Evil: Retribution)을 봤습니다. 1997년 제5원소에서 여주인공으로 데뷔했던 밀라 요보비치가 2002년부터 찍기 시작했던 영화로 10년만에 5편까지 나왔네요. 바이오하자드라는 플레이스테이션 액션 게임을 토대로하는 단순한 스토리 라인이지만 매력적인 여배우와 화려한 액션 그리고 좀비라는 독특한 소재로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5편에서는 레드퀸이라는 슈퍼컴퓨터가 엄브렐라를 장악하고 인간세계를 멸망시키려고 하고 이에 대항하는 세력들과의 대결을 그리고 있습니다. 슈퍼컴퓨터의 이름인 레드퀸과 여주인공인 앨리스는 영국작가 루이스캐롤(Lewis Carroll)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 (Through the Looking Glass)"에서도 등장합니다. 여기서 주인공인 앨리스가 항상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결국 모든 것이 제자리에 머물게 됩니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바깥 배경이 그만큼 빨리 달리기 때문에 항상 같은 장소에 머물게 되는 현상을 레드퀸 효과라고 합니다. 

영화가 회를 거듭할수록 T바이러스에 적응하여 강력해지는 여주인공에 맞서 좀비들과 엠브렐라(기업)도 진화합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슈퍼컴퓨터가 세계를 장악하고 기계처럼 인간을 복제해서 실험체로 사용하죠. 1편에서 비틀비틀 걷던 좀비들이 돌연변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종들이 나타나고 5편에서는 모터사이클과 차를 몰며 기관포를 쏴대고 어지간해서는 죽지 않는 괴물들이 마구 등장합니다. 먹이가 필요한 좀비와 살기위해 싸우는 인간의 대결은 상호 진화해가는 공진화의 모습이네요.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는 이러한 현상을 진화적 무기 레이스(evolutionary arms race)로 표현했습니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로 나누어진 양편은 각자 지속적으로 무기를 개선하지만 상대들도 그렇기 때문에 이들간의 상대적 지위의 변화는 거의 없습니다. 이러한 생존을 위한 대결 구도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주축이 아닐까요.   

최후의 심판이라는 부제로 레지던트 이블의 종결로 생각했었는데 아니더군요. 서로 진화시킬 무기들을 감독은 가지고 있나봅니다. 레드퀸과 앨리스의 최후 대결은 어떻게 펼쳐질까요. 액션 강도와 여주인공의 나이를 고려한다면 아마도 6편은 그리 오래지 않아 나올 것 같습니다. 


덧글

  • 00 2012/09/26 00:30 # 삭제 답글

    최후심판은 한국에서 멋대로 붙인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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