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타임 by 황순삼

매일 출퇴근하는 삼성역 출입구 계단에 큼직막하게 걸려있던 영화 포스터 덕분에 인타임은 상영전부터 눈길이 갔던 작품이었습니다. 네이버 영화 검색에서 영화를 살펴보니 앤드류 니콜이 감독을 맡았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가 갔죠. 그동안 그의 작품들은 생각해 볼만한 주제를 특색있게 엮어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감독을 맡았던 카타가, 트루먼 쇼, 시몬, 터미널, 로드 오브 워 등의 작품에서 그만의 특유한 드라마적 전개가 영화의 주제와 잘 어울러져 잔잔한 감동과 재미로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커피 1잔.. 4분, 권총 1정.. 3년, 스포츠카 1대.. 59년! 모든 비용은 시간으로 계산된다!! 라는 카피가 영화의 컨테스트를 잘 들어냅니다. 전반적 영화평들은 참신한 소재는 좋았는데 그냥 볼만한 정도였다 입니다. 종종 여주인공이 이뻐서 봐줄만 했고, 하이힐을 신고 그리도 주구장창 잘 뛰어다닌다는 놀라움?을 익히 들었던터라 영화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미래의 어느 년도를 정하지 않고 있는데, 미래 생활의 엿보게 해주는 SF적인 요소는 팔뚝에 새겨진 생명시계와 시간 입출기 장치 외에는 그리  특이한 것은 없었습니다. 차, 총, 주택, 그리고 거리의 모습과 공중전화도 현재와 비슷합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감독의 초기작 가타카처럼 우수한 DNA를 가진 자와 평범한 인간으로 계층화된 사회에서 이를 뛰어넘어 꿈을 이루기 위한 청년의 도전을 그린 배경도 생각났지만 던져주고자 했던 메시지는 오히려 마이클무어의 "자본주의: 러브 스토리"에 비슷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하는 권리가 소수에게 집중되어 버린 왜곡된 자본주의에 대한 다규멘터리 영화이죠. 영화에서 설정한 시간이 돈인 매카니즘은 현대사회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자본가 및 사업가를 제외한 근로자들은 노동의 시간을 댓가로 일정한 돈을 받아 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25세가 되면 성장이 멈추고 주어진 1년의 시간을 받아 생활해야 하는 것과 처럼, 요즘에 대학을 나오면 비슷한 나이에 취업을 하는 청년들의 삶도 많이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얼마되지 않는 월급에서 세금과 생활비를 제하고 나면 많은 저축을 하기는 쉽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조금 무리해서 카드와 현금 서비스를 쓰다보면 자칫 부채의 덫에서 허덕이다 파산할 수도 있고 파산은 경제적 사망 통보와 다를봐 없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는 소수 계층이 독점하고 있는 시간을 훔쳐 서민들에게 나눠주는 홍길동전과 같은 이야기로 전개되는데, 가능한 해결책은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모두가 부자가 된다면 생산과 서비스 제공자가 사라져 수요는 풍부한데, 공급이 부족해지니 엄청난 인플레이션으로 인하여 부의 가치가 금방 희석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중반을 넘어서부터는 1960년대말 영화, 보니 앤 클라이드와 같이 점점 더 대담해지는 두 남녀의 강도 놀이와 애정, 액션으로 채워집니다. 영화의 결말에서는 부의 독점 체제가 붕괴되고 막대한 시간의 장벽으로 막혀있던 도심으로 서민들이 행진을 합니다. 영화의 반전과 감동을 높이기 위해 보니 앤 클라이드 해법보다 말콤 엑스 스타일로 두 주인공이 대중을 자각시켜 시민혁명으로 갔다면 어떠했을까 상상도 해봤습니다만 그러기에는 두 주인공의 인물이 너무 잘나서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필립 웨이스 (부자 아빠 역)가 얘기하죠. 누구나 영생을 원한다고 여기서 영생은 부입니다. 농경생활의 자급자족, 산업시대의 대량 생산을 거쳐 자본주의가 펼쳐지며 사람들은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박탈감을 갖게됩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남이 가진 것 때문에 현재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으라고 광고는 집요하게 부추기고 있습니다. 인간의 허황된 욕망에 바람을 넣어 과소비에 박수를 쳐주고 사람들의 시간과 영혼를 담보로 잡아 놓습니다. 이로 인해 자원은 필요 이상으로 낭비되고, 자연은 황폐화되어 지구는 온난화와 재해로 아픔을 쏟아내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가질 수 있는 출구는 가능한 과소비를 줄여 나와 환경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노력을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영화보다 자본주의에 대한 얘기가 길어졌군요. 끝으로 이 영화에 대한 저의 평점은 5점 만점에 2점 정도입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