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렴하는 스마트 디바이스와 발산하는 컨텐츠 서비스 by 황순삼

스마트 열풍을 타고 우리는 점점 스마트한 기기들에 둘러쌓여가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 패드, 스마트TV가 일상화되어가고 있고 머지 않아 모든 가전과 차량들도 스마트해질 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런 스마트화는 하드웨어를 동작시켜주는 범용 OS(운영체제)와 인터넷 네트워크 통신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기존의 성능이 떨어지던 RTOS(실시간 운영체제)에서 리눅스와 같은 범용 OS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만들어 이 위에 앱이나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됨으로써 하드웨어가 특정한 단순 기능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즉, 현재 체감할 수 있는 스마트란 디바이스의 PC화를 통하여 인터넷 통신을 하는 수준이다. 아직은 인공지능을 갖춘 정말로 스마트한 장치가 되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아이폰 4GS에서 선보인 Siri는 사용자 음성을 인식하고 울프람알파와 같은 지능형 검색엔진을 통하여 좀더 복잡한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스마트"한 수준을 한 단계 올려주었다. 

스마트폰의 용도는 이제 단순한 통화나 문자뿐만 아니라 음악을 듣고, 웹을 검색하고, 동영상을 보고, 게임을 하며 사진도 찍고 네비게이션 등등 정말 수많은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하나의 디바이스에 여러가지 기능들이 합쳐지는 이러한 현상을 융합이라는 컨버전스(convergence)라고 부르고 있다. 본래 컨버전스의 사전적 의미는 융합보다는 수렴한다는 의미에 더 가깝다. 그래서인가 스마트한 기기들은 거의 비슷한 모양으로 수렴하고 있다. 다양한 제조사들의 스마트폰이나 패드들은 거의 비슷한 모양에 비슷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기기들은 이렇게 수렴해하고 있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서비스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웹 자체가 하나의 플랫폼이 되면서 서비스 지향 아키텍쳐(SOA)를 통하여 다양한 웹 서비스들 일반인들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서비스 제공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네크워크 망이나 서버, 개발기술의 장벽이 크게 낮아지거나 거의 없어졌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인터넷 방송국을 만들 수 있고 입맛에 맞는 블로그와 뉴스를 모아 미디어 신디케이션 사이트를 만드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렇게 다양해지고 있는 서비스 제공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킬러 컨텐츠일 것이다. 뭔가 차별화된 기능이나 볼만한 컨텐츠를 제공해야지만 사용자의 관심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스마트 TV에서 고전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의 어려움중 하나는 볼만한 컨텐츠를 확보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최근 구글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상업용 컨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유명 연예인을 통하여 100개의 온라인 채널을 개설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기존 미디어 업체들이 쉽게 협력하지 않으니 만들어서라도 제공하겠다는 의도이다. 서비스 사업자로써의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싸움은 애플, 구글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와 방송 미디어 업체간에 양보할 수 없는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IT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서 현재는 많이 밀려나 있기는 하지만 6~7년 전 까지도해도 대한민국은 정보통신 강국중 하나였다. 집집마다 들어온 초고속망 인터넷망, CDMA폰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시켜 수출하고 온 국민이 핸드폰을 하나씩 자랑스럽게 들고 다녔다. 와이브로라는 초고속 무선 인터넷망까지 일찍감치 개발해 두었으니 정보통신만큼은 세계적으로 주도할 충분한 여력이 있었다. 그런데 거기까지였다. 음성통신이 줄까봐 통신사는 무선통신에 족쇄를 채우고, 정권이 바뀐 정부의 정보통신정책은 뒤바뀌고 사람들은 높아진 핸드폰 카메라 화소와 컬러링을 바뀌가는데 만족하면 살아갔고, 그디어 아이폰이 나와 세상을 바뀌어 놓았다. 

스마트한 기기는 비슷하게 수렴화되면서 플랫폼을 가진 자의 주도권 싸움으로 어느 정도 정리되어 가는 모양세다. 그러나 점점 발산하고 있는 서비스는 이제 시작이다. 여기서 컨텐츠는 디바이스보다 휠씬 큰 시장이고 보다 중요한 시장이다. 먹는 것 만큼이나 볼 것은 생활이자 문화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한류를 통하여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컨텐츠도 글로벌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을 뉴스를 통해 자주 듣게 된다. 그러나 저작권이 존중되지 않는 국내 컨텐츠 시장은 볼만한 이북조차도 거의 만들어지지 못한 상태이고 쓸만하게 오픈된 웹서비스들도 매우 드물다. 한미 FTA가 국회를 통과하고 발효되면 망개방을 통해 당장 미국의 막강한 서비스들이 안방으로 쏟아져 들어올 수 있다. 지금 이대로라면 아이폰 열풍에 이어서 우리는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컨텐츠와 서비스에 감탄하며 또 다시 뒤걸음질 칫 것이 뻔하다. 정보통신 강국에서의 무너져 내린 실패를 교훈삼아 서비스와 컨텐츠에 대하여 정부나 업체들이 지금의 시스템을 혁신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IT 강국은 먼 기억속에서 영영 사라져 버릴 수 밖에 없을지 모른다.   

덧글

  • 나인테일 2011/11/17 00:07 # 답글

    CDMA도 원천기술이야 뭐 퀄컴이..(.....)
  • 황순삼 2011/11/17 09:51 # 답글

    맞습니다.. 원천 기술은 칩메이커인 퀼컴이 가지고 있고 이를 상용화에 성공시킨 것이 우리의 업적이지요..^^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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