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멀티플랫폼 전략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by 황순삼

지난달 29일 대만에서 개최된 `삼성모바일 솔루션 포럼 2011`에서 권오현 DS사업총괄 사장의 발표에서 "클라우드 플랫폼의 등장으로 하드웨어 중심의 IT 사업 구조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스마트랜드를 위한 차세대 하드웨어 기반을 구축하는 동시에 소프트웨어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은 28일에 MS와 포괄적 특허 공유 협력을 맺기도 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바다에 대한 향후 전략이 기사에는 아래와 같이 언급되었네요. 
  • 바다 OS뿐만 아니라 협력을 통해 또 다른 모바일 OS 개발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새로운 OS인 티젠(Tizen) 개발에 참여하기로 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MS 윈도폰 등 하나의 OS에 의존하지 않고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멀티 플랫폼(Multi Platform)`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노키아가 윈도폰, 모토롤라가 구글 안드로이드 OS에 올인하면서 제품을 생산해 위험을 키운 것과 달리 삼성은 다양한 OS를 갖추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OS를 선택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가지고 있는 바다 OS뿐만 아니라 MS와 손잡고 망고를 생산하고 인텔, 리눅스와 함께 차세대 플랫폼 티즌 개발에도 참여하여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삼성이 아이폰에 대한 열세를 만회시켜준 안드로이드에 집중하다가 구글이 모토톨라 모빌리티를 인수하자 이에 대하여 경계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지요. 당장 구글이 현재의 안드로이드 오픈 생태계를 망가뜨리면서까지 모토롤라를 독점적인 제조사로 키울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만 삼성과 같은 제조사에게 별다른 카드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삼성이 과연 멀티플랫폼 전략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우려가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중저가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바다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현재 1.9%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삼성이 많은 투자와 개발 인력을 투입했지만 아직 바다가 OS로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입니다.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에 총력을 기울인 탓에 바다 개발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9년 바다 플랫폼 기반의 웨이브 스마트폰이 출시되었고, 이후 플랫폼 업그레이드와 유지보수 그리고 개발자 지원하는 일이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안드로이드에서도 새로운 갤럭시 시리즈를 개발하기도 벅찬 상황일텐데, MS 망고폰을 도입하고 여기서 차세대 OS개발까지 정말 삼성이 그런한 소프트웨어 개발 여력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네크워크 효과가 강력한 플랫폼 시장에서 여러 개의 플랫폼을 동시에 지원하여 각 플랫폼 별로 고객을 분산시키는 전략은 대체로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얼마전 삼성이 바다폰에서 카카오톡 개발을 중단했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올 해초 카카오톡에 바다용으로 개발을 요청하였으나 인력부족으로 거절당하고 기본소스를 받아 개발에 나섰지만 삼성이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너무 많아 개발 여력이 없어 중단했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삼성 챗온이라는 메신저 서비스를 개발한 이유도 있겠지만 3천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며 해외로 진출하는 카카오톡 앱을 수용할 여력도 없었다는 것이지요. 

OS 중심으로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한 애플과 구글로 스마트폰 시장이 고착되면서,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도 고전하고 있는 있는 현실인지라 멀티플랫폼으로 힘을 분산시키면서 이것도 저것도 만들어야 하는 삼성전자의 멀티플랫폼 전략이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마존이 킨들파이어를 발표하며 시장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삼성이 자랑하는 카메라, GPS, 3G통신 모듈도 없고 저장 용량도 8기가 밖에 안되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뜨거운 모양입니다. 저렴한 가격 (199달러)에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도서, 음악, 영화 드라마 등 미디어 콘텐츠를 엮은 서비스가 먹히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에서 선전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이지만 태플릿 시장에 오면 아이패드의 경쟁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용할 콘텐츠와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주목할 것이 바로 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지갑을 여는 이유는 기기를 사고 싶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쓸만한 서비스와 볼만한 컨텐츠가 있어야 합니다. 최근 챗온을 론치하여 서비스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삼성 혼자 힘으로는 어느 세월에 이를 다 갖출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성공시킨 배경이 바로 음반와 출판, 미디어를 아이튜즈에 모아놨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최대 모바일 메이커인 노키아가 심비안 운영 플랫폼과 오비(OVI) 서비스 플랫폼을 버리고 MS 원도우 7을 선택함으로써  모바일 플랫폼 주도권 싸움은 3 파전으로 정리되고,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는 서비스로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보여주었습니다.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 디바이스 간에 컨버전스 서비스와 컨텐츠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여 콘텐츠 기업들을 끌여 당겨야 합니다. 삼성은 서비스나 콘텐츠 영역에 진출해 있지 않기 때문에 경쟁 구도가 아닌 동반 모드로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대만의 HTC는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하여 이미서비스 체계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은 스마트폰 및 가전 시장에서 시장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여  컨텐츠 미디어 업체들과 협력 체계를 만들고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여 다양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갈 수 있습니다.

삼성이 자체 모바일 OS 플랫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외부 개발자가 참여해 주기를 바라는 것보다 미디어, 콘텐츠과 협력하여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소비자의 관심을 얻는 편이 쉬월할 것입니다. 삼성이 아무리 잘해서 개발해도 모바일 플랫폼이 iOS나 안드로이드보다 뛰어날 것으로 기대해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하드웨어 강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특화된 컨텐츠와 서비스로 다른 스마트폰보다 매끄럽고 원활하게 돌아간다는 Identity를 정립하는 것이 보다 전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바일 기술 측면에서는 4G/LTE와 같은 무선통신의 고도화를 통해 클라우드 환경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HTML5 표준화의 가속도가 붙어감에 따라 점차 OS 플랫폼에 대한 종속성이 약해지고 웹 상에서 기기에 상관없이 끊김없는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OS 플랫폼 업체의 통제에서 벗어나 콘텐츠 및 서비스 공급자들이 자유롭게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스타르탄(Spartan)"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게임과 같은 앱이 강점이 있는 분야는 제외하고 웹이 서비스를 위한 기반 플랫폼이 되어감에 따라 누가 콘텐츠와 서비스 유통 채널을 손에 넣는가가 향후 모바일 경쟁의 새로운 무대가 될 것입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컨텐츠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API로 개방하여 자체적인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이슈가 있습니다. 시장에 깔린 기기와 고객이 없는데 콘텐츠를 제공하기 어렵고, 역시 콘텐츠가 없는데 기기를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이런 탓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각자의 길을 걸어왔고 소프트웨어 기업이면서도 하드웨어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애플이 이 둘을 서비스로 엮어내어 세상을 흔들고 놓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를 동작시키는 소프트웨어가 서비스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전달되어 가치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마크 앤드리스의 WSJ 기고에서 얘기한 것처럼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기에" 하드웨어 업체로 남아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수록 세상에 뒤쳐질 확률은 점점 높아질 것입니다.


덧글

  • 천하귀남 2011/10/25 17:20 # 답글

    삼성의 개발자 단가가 초급얼마, 중급얼마 라는 말이 남아있는 이상 쉽지 않을겁니다. 하물며 하청에 그거나 다 주던가요..
  • 황순삼 2011/11/10 13:43 # 답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자가 약 14,000명 정도 라고 하는구요. 폰 개발하는데 400명 넘게 투입하고 있는데 현재보다 플랫폼을 넓히는 전략을 수행하려면 현재 개발 인력으로도 힘들 것입니다. 초기 바다 개발하다 임원의 지원이 없어 중단되었다가 아이폰 출시 이후 대응하기 위해 다시 시작된 독자플랫폼 바다도 5년이 넘게 걸렸지요. 개발 비용은 증가하는데 매출이 정체되면 손익에 민감한 임원들이 그많은 개발자를 유지하려고 할지.. 그리고 개발자가 나가고 나면 남은 많은 플랫폼은 어떻게 유지할지.. 멀티플랫폼 전략은 플랫폼 열세에 있는 삼성전자가 당장은 시장점유율은 유지하거나 늘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속가능한 전략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 황순삼 2011/11/11 17:38 # 답글

    삼성이 챗온 론치와 더블어 S클라우드 서비스 준비 중이라는 기사입니다. http://me2.do/57XMRE
    멀티플랫폼으로 대응하면서 클라우드를 통하여 멀티 디바이스 기반 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구축에도 노력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 황순삼 2011/11/16 21:14 # 답글

    아마존이나 바이두처럼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자체 플랫폼 개발은 안드로이드의 탈 구글화 현상이 가속시켜 현재도 심각한 안드로이드 단편화 부작용은 더욱 심각하게 만들 것이고, 이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삼성이 제조사로써 멀티플랫폼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이미 HTC에서 출시한 망고폰에 대하여 시장이 별 반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안드로이드와 바다에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바다는 하이엔드 시장에는 적합하지 않고 안드로이드가 아이폰과 비교하여 갖는 기능 대비 저렴한 가격이, 아마존과 같은 파격적인 가격 경쟁과(아마존의 수익모델이 다르니까요)과 만약 아이폰이 중저가 시장용으로 아이폰을 공급한다면 삼성전자의 매출과 수익율은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경우 개발 및 유지보수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멀티플랫폼 전략은 지속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 2011/12/22 16:11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황순삼 2011/12/24 00:17 #

    지적 감사합니다. 기사가 좀 혼동스럽네요. 당시 디바이스 총괄로 계셨던 권오형 사장님이 삼성의 소프트웨어 전략의 방향은 언급한 것 같는데 멀티 OS에 기사 내용을 말씀했다는 것은 찾아보기 어렵네요. 일단 본문은 수정했고 시간이 내서 다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다음부터는 기사를 다시 확인해보고 올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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